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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인사이드

[제주유나이티드FC] 피아노, K리그…… 그리고 형형 美드필더


 

간결하고 정확한 패스, 전광석화 같은 킬 패스~ 제주유나이티드FC가 보여주는 중원 축구를 수식하는 말입니다. 올 시즌 제주유나이티드FC 축구단의 돌풍, K리그를 사랑하는 축구팬이라면 모두 공감하실 텐데요. 그 돌풍의 중심엔 키플레이어로 꼽히는 두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형형 美드필더’라 불리는 권순형, 송진형 선수인데요.

 

 

두 사람 모두,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제주유나이티드FC로 입단하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프로에 진출한 뒤로는 팬들의 큰 관심을 끌진 못했는데요. 이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유나이티드FC의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실력을 겸비한 꽃미남 외모로 ‘美드필더’ 듀오라는 애칭을 얻으며, 여성 축구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축구실력과 외모에 피아노를 연주하는 감성형 美드필더라고 하는데요. 에너조이는 이들을 만나 그라운드 위의 아티스트가 된 사연을 들어보았습니다. 여러분도 에너조이와 함께 그 흥미로운 현장으로 떠나보시죠! 

 

 


피아노 치는 K리거

 

제주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호텔의 로비에 들어서자 이내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왔습니다. 누군가 헨리 비샵의 ‘즐거운 나의 집’을 피아노로 연주하고 있었는데요. 이어 ‘엘리제를 위하여’, ‘라쿠카라차’ 등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초보라고도 볼 수 없는 솜씨를 뽐내며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본 연주자의 얼굴은 연주되는 곡만큼이나 익숙했습니다. 바로, 제주유나이티드FC의 송진형 선수였는데요. 한편, 그 옆에는 송진형 선수가 연주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그 또한 같은 팀인 제주유나이티드FC의 권순형 선수였습니다.

 

연주를 마친 묘~하게 같고도 다른 느낌의 두 선수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에너조이 다이나믹한 스포츠맨과 피아노, 색다른 조합인데요?


송진형 어린 시절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체르니 40번 정도까지 쳤습니다. 중학교 시절, 축구를 시작하게 되면서 피아노와는 멀어졌는데요. 해외에 진출했을 때 현지 교회에 피아노가 있어서 외로움도 달랠 겸 피아노를 다시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도 음악을 좋아하는데요. 해외리그에 있을 때(송진형은 2008년부터 4년간 호주와 프랑스 리그에서 뛰었습니다)는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정말 심심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뮤지션인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를 연주하고 싶기도 해서 기타를 독학으로 배웠습니다. 지금도 잘 치진 못하지만, 제이슨 므라즈의 대표곡들은 연주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외에 있을 때는 너무 심심해서 음악뿐만 아니라 요리와 골프를 배우는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겼습니다.

 

 

권순형 저 역시 어렸을 때 체르니 30번(피아노 교습은 통상 바이엘 상•하권, 체르니 100번•30번•40번 등 순으로 진행됩니다) 정도까지 쳤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그만뒀는데요, 올 시즌 제주에 오게 되면서 다시 피아노 학원을 등록해서 잠시 다녔습니다. 다시 다니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결혼할 때 신부에게 직접 피아노를 치며 멋지게 축가를 들려주고 싶더라고요. 하하 ^^

 

에너조이 형형 美드필더로 함께 불릴 만큼 포지션, 체격이나 성격 등등에서 많이 닮아 보이는 두 사람인데요? 각자 처음 봤을 때부터 서로가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았나요? 


권순형 제가 동북고에 재학 중인 2003년에 진형이가 소속되어 있던, FC서울 유소년 팀과의 연습 경기를 통해 진형이를 처음 보았습니다. 그때 FC서울 유소년 팀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간 또래 친구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매번 시합할 때마다 저희 팀이 지는 거예요. 그래서 코치님께 많이 혼나기도 했고요. 게다가 시합 당시 진형이의 활약이 두드러졌었기 때문에 제주에서 다시 만났을 때엔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둘 다 낯가림이 심해서 인지…… 처음에 너무 어색해했었어요. 하하!  
   


송진형 저는 형과 다르게 제주에서 다시 형을 봤을 때 엄청 반가웠어요. 하하^^ FC서울 시절, 동북고와 연습 경기를 많이 해서 형을 자주 봤었고, 당시 형은 정말 유명했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아있었거든요.

 

 

에너조이 이번 시즌에 그라운드에서의 활약을 보면, 같은 포지션이지만 경기를 끌어나가는 스타일에서 조금씩 차이점이 느껴지는데요. 서로가 느끼기에 각자 어떤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나요?


권순형 진형이는 훈련을 하다가도 볼을 한 번 뺏기면 악착같이 다시 뺏어낼 정도로 승부욕이 강해서 그런 면이 경기 시엔 공격적인 스타일로 비치는 것 같고, 저는 뒤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것에 좀 더 신경 쓰는 스타일 같아요.

 


송진형  저는 정말 지는 걸 싫어하고, ‘욱’하는 성격이 좀 있어서 그라운드에서 그런 면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해외 리그 있을 당시, 원정 가서 코니 킥을 하면 관중이 아시아인이라고 침도 뱉고 욕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그라운드에선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그때부터 더 커지고 축구 스타일도 좀 더 공격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반면, 순형이 형은 노련하게 경기를 조율하고 이끌어가는 스타일 같아요. 제가 공격하러 올라갈 때마다 순형이 형 혼자 중원을 지키는데, 그때마다 미안하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하고, 형한테 너무 고마워요! 

 

 


형형 MF 듀오 잘 만나보셨나요? 경기장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는 두 남자의 이야기, 들으면 들을수록 두 선수의 매력에 빠져드는데요.


올 시즌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줬던 제주유나이티드FC! 그 돌풍의 핵심인 패스 축구를 지휘했던, 두 선수의 앞으로의 활약. 더욱 기대해 주시고요. 나날이 명문구단으로 성장하게 될 제주유나이티드FC도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