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는 오늘도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생활하다 보니 에너지 소비가 많을 수 밖에 없는데요. 특히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에너지 소비는 더욱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인구 1,000만의 도시 서울에 ‘에너지자립마을’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도심 속에서 에너지 자립을 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꿈 같은 얘기인데요. 하지만 실제로 에너지 자립 목표를 하나둘 실천해가고 있는 마을이 있다고 해서 유스로거가 가보았습니다.
에너지자립마을이란 마을 단위로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생산으로 외부에너지 수요를 최소화하고 마을 공동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인 마을을 의미하는데요. 서울시에서는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2012년 8월 에너지자립마을 7개소를 선정한 바 있습니다. 유스로거는 그중에서 성대골마을과 새재미마을을 찾아갔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유스로거와 함께 에너지자립마을로 떠나볼까요? ^^
에너지자립 운동을 선도하는 동작구 상도동 성대골마을
성대골마을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에너지와 환경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고 이후 꾸준한 실천으로 2012년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됐습니다. 이곳에 있는 성대골어린이도서관은 성대골 에너지 절약 운동의 시작점이자 공동체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김소영 관장님을 만나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도서관 한쪽에 있는 태양광발전기와 자전거발전기, 그리고 벽에 붙은 ‘성대골 절전소’ 그래프였는데요. 알고 보니 성대골마을에서는 ‘우리가 절약한 에너지가 곧 우리가 생산한 에너지’라는 모토로 각 가정과 가게의 에너지 소비현황을 표시해놓고 있다고 합니다. 시각자료를 통해 우리 집의 에너지소비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다른 가정과 비교해 볼 수도 있으니 에너지절약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할 것 같아요. ^^
이렇게 에너지절약에 참여하고 있는 가정을 착한에너지지킴이라고 하고 가게의 경우에는 착한 가게라고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1톤 트럭을 개조해 카페처럼 운영이 되는 에너지카도 있습니다. 카페 안의 오븐과 커피머신, 솜사탕 기계 등 모든 것이 태양열만으로 작동이 되는데요. 햇빛이 없는 날에도 태양열 판으로 충전한 전기를 이용해 무려 9시간이나 운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개미'처럼 미리 대처하자!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다 아시죠? 여름 내내 열심히 일한 개미 덕분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베짱이도 추운 겨울을 날 수 있었는데요. 김소영 관장님은 성대골마을의 활동이 에너지 위기를 미리 준비하고 경각심을 가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바로 개미와 같은 역할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성대골마을의 각 가정에서는 전구를 에너지효율이 높은 LED로 교체하고 불 끄기 운동, 전원 관리가 가능한 멀티탭 설치로 대기전력절약 등 다각도에서 에너지절약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하는데요. 그 외에도 마을차원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특강과 워크숍을 비롯해 에너지 축제와 공연, 음악회, 자전거발전기로 환경영화감상, 일상생활을 참고한 환경체조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환경•에너지 문제를 알리고 의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의 산물인 다양한 작품들이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어 성대골마을의 활동을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방과 후 대안학교인 성대골 에너지학교에서는 이미 햇빛온풍기나 화목난로 등을 이용해 에너지자립과 에너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올해에는 미국 미니애폴리스 마을과 함께 에너지축제 ‘불을 끄고 별을 켜다’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주민들이 직접 독일의 에너지자립마을을 방문해 인터뷰하고 강의를 듣는 등 외국 에너지자립 선진국과의 교류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성대골마을 천여 세대의 에너지 진단 결과 올여름 5개월 간 작년 대비 평균 10.3%의 에너지 절약을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10.3%면 어쩔 수 없이 계속 돌려야 하는 냉장고 같은 전자제품을 제외하고 에어컨, 세탁기, 청소기, 헤어드라이어 같은 전자제품의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전기절약을 실천해야만 가능한 수치라고 합니다. 올여름의 심각한 전력난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를 이뤄냈다는 게 참 대단합니다.
5만 5천 명, 2만 3천 세대나 되는 규모의 에너지자립마을을 운영하는 과정에는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닐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대골마을은 외부의 지원 없이 자체적인 수입원 형성과 모금을 통해 더 나은 에너지자립마을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에너지자립과 함께 공동체의식을 키우는 금천구 시흥4동 새재미마을
김소영 관장님을 비롯한 성대골마을 주민의 열정적인 에너지절약에 대해 되새기며 또 다른 에너지자립마을인 새재미마을을 찾아가보았습니다.
마을 이름이 친숙하고 재미있지 않나요? 시흥4동이라는 행정상의 이름을 대신해 옛 지명에서 유래한 새재미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새재미마을은 사회•생태적으로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단체인 ‘환경정의’에서 새재미마을주민협의회와 함께 협력하고 공동체를 형성해 에너지자립을 목표로 에너지절약을 실천 중인 마을입니다. 어떻게 에너지자립을 실천하고 있는지 정우정 환경정의 대안사회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새재미마을 구상 초기에는 에너지자립마을이 아니라 저탄소 녹색마을을 계획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2012년 서울시의 에너지자립마을 공모에 새재미마을이 선정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공동체가 활발하지 못했지만 약 1년 반 동안 다양한 마을 행사와 함께 환경학교 수업 진행, 사랑방을 통한 공동체 형성, 저소득층 주택에너지 효율화 사업, 탄소 줄이기를 위한 도시농업과 같은 활동을 통해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재미 공간, 새로운 에너지 자립 공간!
사실 도시에서는 발전소 없이 완전한 에너지자립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새재미마을은 자립보다는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절약•효율화•재생에너지’라는 3단계의 기준을 갖고 지속적인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가정에서 절전을 하면 그만큼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많아진다는 개념 아래 새재미마을도 절전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에너지 전문가의 철저한 모니터링과 활동 아래 현재 녹색가정 120가구가 참여 중이라고 합니다. 각 가구는 LED전구와 멀티탭 같은 에너지 효율 기구를 통해 에너지 절약을 하고, 탄소절감을 위한 자투리 텃밭은 이웃의 사이를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마을 곳곳에서 주민들이 함께 가꾸고 꾸민 공간을 볼 수 있었는데요. 깨진 콘크리트 조각들로 위험하고 삭막했던 계단을 그림으로 꾸미고 마을 어른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를 휴식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모습에서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에너지자립마을답게 마을 곳곳에서 주택에너지효율화사업 참여와 태양열발전기를 설치한 가정임을 알려주는 팻말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길거리의 가로등에서도 태양열 발전기를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발전기 패널을 단 가로등의 모습이 마치 SF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나요?
새재미마을의 주민센터는 새재미사랑방이라는 이름으로 마을 사진 전시회를 하거나 에너지절약에 관한 상담을 하는 등 끊임없는 대화의 공간으로 열려있습니다. 새재미사랑방은 곧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앞두고 있다고 하는데요. 첨단 단열공법을 이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패시브 하우스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공간에서 이루어 나갈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서울의 에너지자립마을인 성대골마을과 새재미마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에너지가 소비된다고만 알고 있던 도시에서 함께 에너지절약을 하고 유대를 쌓아가는 공동체가 있다는 것이 놀라운데요. 이런 노력이 있기에 더 나은 사회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우리 스스로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의식이 어떤지 한 번 더 생각하고 반성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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