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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올바르고 합리적인 분배를 위한 ‘공정무역’을 아시나요?


향긋한 커피, 달콤한 초콜릿, 그리고 음식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설탕!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소비하고 계시죠? 이런 기호품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하기보다는 외국에서 수입해오곤 합니다. 만약 무역이 없다면 우리의 식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빈약해지겠죠.


그런데 이러한 상품들을 단순한 무역이 아닌 ‘공정무역’으로 거래한다는 말, 혹시 들어 보셨나요? 무역이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행위를 넘어, 공정함까지 고려한 경제활동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 요즘의 추세입니다. 과연 공정무역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기존의 무역에 어떤 단점이 있었기에 공정무역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공정무역이란 무엇인가요?


공정무역이란, 무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윤을 생산자들에게 올바르고 합리적으로 분배하는 무역을 말합니다. 제3세계의 농가에 덤핑가격이 아닌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여, 해당 국가의 농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종 목적이지요.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구입 가능한 초콜릿의 경우, 보통 비싸야 천원 남짓의 가격으로 살 수 있지만, 공정무역 초콜릿의 경우 가격이 약 2천 원에서 4천 원 가량입니다. 이처럼 가격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현지에서 생산된 초콜릿의 원료가 제대로 된 가격에 거래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제3세계의 생산자 및 노동자들이 정당한 노동력의 대가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싸게 사지 말고 제값을 주고 사자는 것이 바로 공정무역의 핵심입니다.



공정무역이 등장하기까지


먼저, 공정무역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세계 무역 구조의 모순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때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전개된 제국주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군사적, 경제적으로 월등한 국가가 발전이 미비한 국가들을 침략해 식민지화했던 시대를 제국주의 시대라고 합니다. 이 당시 식민지에 대한 열강의 기본적인 무역 방법은 ‘플랜테이션’ 이었습니다. 


플랜테이션


플랜테이션이란 침략 국가가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고, 토착 원주민들을 노예화하여 이들에게 육체적인 노동을 시키는 재배 방식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원주민들은 값싼 임금을 받았으며, 침략 국가는 이를 기반으로 설탕, 커피, 담배 등의 무역 상품 작물을 대량생산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탕수수


혹시 쿠바가 세계 최대의 사탕수수 원산지라는 사실,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원래 쿠바 섬에는 울창한 삼림이 전역에 자리 잡고 있었으나, 제국주의 시기부터 사탕수수 농장이 들어서게 되었고 오늘날까지 사탕수수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갖게 되었습니다.


비록 제국주의의 시대는 지나갔지만, 플랜테이션 방식은 세계 각국에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현지에 있는 상품의 1차 생산자는 노동력의 대가로 값싼 임금을 받는 반면, 2차 생산자는 대부분의 이윤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공정무역, 왜 필요한가요?


공정무역


이와 같은 불합리하고 모순적인 무역에 대해 반대하는 개념이 바로 ‘공정무역’입니다. 공정무역은 1940년대 말 미국에서 제3세계 극빈층이 만든 수공예품을 팔아 주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취지는 불합리한 국제 무역을 통해 발생하는 이윤을 상품을 일차적으로 생산한 제3세계의 농민과 생산자들에게 돌려주자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여기에는 이윤의 공정한 분배 외에도 무분별한 자원 수탈에 반대하며 ‘환경 보존’과 ‘경제 발전’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주장도 들어 있었습니다.


이는 자본주의에서 그동안 생각되지 않았던 요소, 이를테면 공정한 임금과 소외 국가에 대한 관심, 환경 보존 등에 대한 주장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생산자들과 노동자들에게 더 나은 무역조건을 제시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개발에 이바지한다는 점 역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공정무역 상품은 어떻게 확인하나요?


이처럼 커피, 초콜릿, 설탕 등을 생산함에 있어서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생산자에게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이윤을 분배하는 상품을 공정무역 상품이라고 합니다. 최근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정무역 상품을 취급하는 가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공정무역 상품을 살펴보기 위해, 유스로거가 서울시청 시민청에 위치한 도란도란카페를 다녀왔습니다.


도란도란카페


도란도란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공정무역 과정을 통해 생산된 제품만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커피, 초콜릿, 설탕, 과자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모든 제품이 공정무역을 거쳤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도란도란카페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무역을 널리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는 곳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실제 공정무역 제품들을 한 번 살펴볼까요?


공정무역 초콜릿


사진 속의 동그란 ‘fair’ 마크가 보이시나요? 바로 공정무역을 거친 제품임을 알려주는 마크입니다. 이처럼 공정무역을 통해 제작된 상품에 별도의 마크를 붙이기 시작한 것은 1988년부터입니다. 그 전까지는 이러한 마크가 없었다고 해요.


공정무역 초콜릿


공정무역 마크는 한 가지가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공정무역 단체가 있고, 단체마다 추구하는 목표와 방향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각각 다른 마크를 사용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러한 마크들을 전부 다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공정무역 마크에는 ‘Fair’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참고로 사진으로 보이는 ‘GEPA’는 회사의 이름인데요. 35년 동안 공정무역을 실천하고 있는 유럽의 가장 큰 공정무역 회사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도란도란카페처럼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가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편의점에서도 공정무역 초콜릿을 판매하고 있다고 해요. 만약 쇼핑 중에 ‘Fair’라는 문구를 발견한다면, 한 번 구입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들의 소비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