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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이제는 문서가 아닌 물건을 인쇄한다? 3D 프린터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3D 프린트 기술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른바 3D 프린트 산업을 ‘제3의 산업혁명’으로 명명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3D 프린터란 무엇이기에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이 ‘산업혁명’이란 단어까지 언급하며 그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요?


산업혁명 이후 이전까지의 산업 패러다임이 제조업 기반이었다면, 미래에는 3D 프린터는 새로운 개념이 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3D 프린터는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SK서린빌딩 속 아트센터 나비에 3D 프린터가 전시된 이유는? Click!



그냥 프린터는 알겠는데, 3D 프린터는 무엇이 다를까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프린터는 문서, 사진 등을 출력하는 전자제품을 뜻합니다. 2차원 평면 상에 잉크나 토너 등을 이용해 원하는 내용을 인쇄하는 것이죠. 그리고 3D 도면을 바탕으로 3차원의 입체 물품을 만들어내는 기계를 3D 프린터라고 합니다. 즉, 3차원 모델링이나 스캐닝으로 얻은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서 얇은 막의 소재를 쌓아 올려 3차원 형상을 구현하는 가공 기술을 말합니다.


3D 프린터는 인쇄를 하는 것은 아니기에 흔히 말하는 프린터의 정의와는 다르지만, 가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실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는 동일하기에 ‘프린터’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이제는 문서가 아닌 물건을 인쇄한다? 3D 프린터


3D 프린터 방식

내용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플라스틱 재료를 녹인 후 분사하여 적층 하는 방식. 구성이 비교적 단순하고 다른 3D 프린터보다 가격이 월등히 저렴하다. 저렴하다는 것 이외에 FDM 방식이 가지는 큰 장점 중 하나는 재료의 소모가 적다는 것이다. 가장 단순하고 저렴하지만 그만큼 제약이 많은 방식.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분말 재료를 얇게 필드에 깐 다음 레이저로 선택된 부분만 녹여 굳히기를 반복하여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분말로 된 소재라면 뭐든지 가능하나 분말의 입자가 균일해야 하고 소재별로 레이저 세팅을 따로 해야 하므로 세팅에 어려움이 있다.

3DP(3 Dimension Printing)

얇게 분말 재료를 필드에 까는 것은 SLS 방식과 비슷하지만 레이저가 아닌 접착제를 분사하여 굳히는 방식이다. 3D 프린터 중 상대적으로 빠른 조형이 가능하고 접착제와 함께 컬러 용액을 분사하므로 색을 입힐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3D 프린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기술력의 발전으로 인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기도 있지만, 무엇보다 2014년 2월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방식의 3D 프린트 기술에 대한 특허가 깨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업체들이 별도의 특허비용 없이 3D 프린터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죠. 이제 바야흐로 3D 프린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인데요. 3D 프린터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은 어떠할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D 프린터가 바꿀 우리의 삶


1. 의학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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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레딧(reddit)이라는 미국의 소셜 뉴스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회사 동료가 3D 프린터를 사용해 자신의 얼굴을 만들었다며 올린 것이 바로 위에 보이는 모형인데요. 정말 닮지 않았나요? 얼굴이 바뀐다는 내용의 영화 ‘페이스오프’가 생각납니다.


그런데 3D 프린터로 제작한 얼굴이 이렇게 장난뿐만 아니라 치료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얼굴 피부 아래 생긴 종양으로 왼쪽 얼굴의 대부분을 잃은 환자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한 얼굴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합니다.


3D 프린터로 만든 심장 모형


또한, 지난해 미국 켄터키 한 병원에서는 선천성 심장병이 있는 생후 14개월 아기가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아기의 심장이 너무 작았고, 직접 심장을 보기 전에는 어디가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죠. 외과의 에리 오스틴(Erie Austin)은 '3D 프린터로 심장을 먼저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하게 됩니다.


CT 스캔으로 얻어낸 이미지를 3D 프린팅 해 심장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고, 실제 아기 심장보다 1.5배 크게 만들어진 모형 심장으로 수술 전 심장 구석구석을 관찰하고 문제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어려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하네요.


이처럼 3D 프린터로 인해 의학 부문에서는 기존에 생각할 수 없었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실험적인 단계이지만 3D 프린터로 제작한 뼈와 장기 등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시간과 정확성이 중요한 의학 부문이니만큼 3D 프린터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2. 제조업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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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는 제조업 분야에서도 유용합니다. 특히,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디자인을 미리 보기 위한 ‘목업(Mockup)’ 제조 단계에 혁신을 가져옵니다. 대부분의 경우 목업 제작 과정에서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그 과정을 사무실 안에서 단 몇 시간 안에 끝낼 수 있게 됩니다.


이제는 문서가 아닌 물건을 인쇄한다? 3D 프린터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우주 식량과 우주 건축 기술의 향상을 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주선에 무게와 부피를 차지하는 보조용 부품을 싣고 가는 것보다, 3D 프린터와 재료만을 싣고 필요할 때마다 부품을 제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에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3D 프린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하네요.



3D 프린터가 만드는 세상, 문제점은 없을까?


1. 원본(ORIGIN) 의미의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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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를 이용하면 기존에 존재하는 물건을 똑같이 복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똑같은 물건이 두 개 이상 존재하게 되었을 때, 원본과 복제품을 구분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장인이 공들여서 한 땀 한 땀 만들어 냈던 물건이 3D 프린터를 통해 몇 시간 걸리지 않아 똑같이 만들어진다면, 원본(ORIGIN)이 갖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습니다. 


2. 인간 존엄성의 문제


이제는 문서가 아닌 물건을 인쇄한다? 3D 프린터


복제 인간에 대한 논의는 지금까지도 생명공학계의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의료용 장기를 완벽히 실제와 같이 복제할 수 있는 3D 프린터가 등장한다면, 3D 프린터를 통한 복제 인간이 등장하는 것 또한 불가능한 일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3. 일자리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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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이 가져온 이점 중 하나는 한정되어 있었던 일자리가 확대되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3D 프린터가 각 가정에까지 널리 보급된다면, 기존에 존재했던 많은 제조업 관련 일자리들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실제로 전 세계 곳곳에 3D 프린터가 보급되면 사람들이 굳이 대량생산된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고, 결국 3D 프린터가 제조업을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3D 프린터 산업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들도 보완되어야 하고, 3D 프린터를 위한 제도적인 준비 또한 필요합니다. 모든 과학 기술은 결국 인간의 본능과 관계가 깊습니다. 증기 기관으로 인한 산업 혁명이 인간의 욕망을 상징한다면, 3D 프린터가 가져올 새로운 산업 혁명에서는 인간의 창조적 본능이 주목 받게 될 것입니다. 반면,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게 된다는 점에서 본다면, 3D 프린터의 보급은 우리를 수동적인 형태의 소비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소비를 하는 주체자로 거듭나게 할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3D 프린터로 인해 우리의 생활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