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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병자호란의 기억이 서려 있는 서울 근교 역사 유적 '남한산성' 탐방기


서울의 남동쪽으로 가면 북한산과 함께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남한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남한산은 지형의 사면이 외부의 공격을 막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삼국시대 때부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여겨졌다고 하는데요. 그에 걸맞게 조선시대 중기에 축조된 남한산성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에게 역사의 터전과 휴식의 공간을 제공해 주는 남한산성! 하지만 그 성벽에는 외침에 맞섰던 우리 선조들의 얼이 서려 있습니다. 역사를 품고 있는 남한산성을 유스로거와 함께 둘러 볼까요?



대중교통으로 남한산성 가는 길


남한산성으로 가는 길은 서울시 송파구 거여동에서 가는 방법, 경기도 광주에서 가는 방법 등 여러 경로가 있습니다. 유스로거의 경우 수업을 마치고 남한산성을 탐방하려고 계획했기 때문에 8호선 산성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경로를 선택하였습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8호선 산성역에서 하차 후 1번 출구로 나옵니다. 영성여자중학교 앞 정류장에서 9번, 9-1번, 52번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유스로거의 경우 답사를 포함해 남한산성에 두 번 방문했는데요. 처음에는 9번 버스를 탔고 나중에는 52번 버스를 탔습니다. 9번 버스의 경우 배차 간격이 짧으며 정차하는 정거장 수가 많고, 52번 버스는 배차간격이 길고 정차 횟수가 적으니 참고해 주세요.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52번 버스를 타면 이렇게 금방 남한산성으로 올라가는 언덕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부터 아찔하고 꼬불꼬불한 언덕길을 약 10분 정도 올라가야 합니다. 길이 좁기 때문에 버스 기사님들도 조심조심 운행하는 구간입니다. 버스를 타고 10여 분을 올라가다 보면 남한산성 내부에 도착하게 됩니다.



탐방의 초입, 남한산성 행궁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버스에서 내려 오른편을 바라보면 먼발치에 남한산성 행궁이 보입니다. 유스로거가 도착했을 때는 토요일 이른 저녁이었는데 날씨가 덥지 않고 나들이하기 딱 좋아서 그런지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남한산성 행궁은 입장 가능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관람하려면 5시 30분 이전까지(하절기) 입장해야 합니다. 유스로거가 수업을 마치고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6시가 넘어버려, 아쉽게도 행궁 내부를 관람할 수 없었습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꽤 많은 사람이 행궁 앞까지 갔다가 닫힌 문 앞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하는 모습입니다. 나중에는 남한산성 행궁도 경복궁처럼 야간개장을 운영했으면 좋겠네요. ^^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행궁 정문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행궁 내부는 그리 넓지 않아서 10~15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남한산성의 행궁은 1624년(인조 2년)에 착공하여 1626년 11월에 완공된 궁으로, 과거 대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매몰된 적이 있는데요. 2002년부터 복원을 시작해 2014년에 완료되었습니다.


남한산성의 역사


남한산성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둘째 아들인 비류와 셋째 아들인 온조는 이복형 유리의 등장으로 태자의 자리를 빼앗기게 됩니다. 이에 자신들을 따르는 무리와 함께 남쪽으로 내려오게 되는데요. 비류는 미추홀(지금의 인천)에 자리를 잡고, 온조는 서울 풍납동에 풍납토성을 쌓고 위례성이라 하여 백제국을 세우게 됩니다. 이후 온조는 위례성의 지세가 불안하고 협소했기 때문에 남한산에 산성을 쌓고 천도하니, 이것이 바로 남한산성의 시작입니다.



행궁이란?


행궁은 임금이 본궁 밖으로 행차할 때 임시로 머무르던 궁을 뜻합니다. 조선의 역대 임금들은 전국에 행궁을 세우고 지방 행차 시의 숙소로 사용하거나, 전쟁이 발생하면 피난처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행궁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수원화성 내부에 있는 화성 행궁인데요.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간다는 이유로 자주 화성 행궁을 찾았으며 순조, 고종 등 다른 왕들도 자주 머물렀던 행궁입니다. 남한산성 행궁 또한 병자호란 당시 임시 궁궐로 사용되었던, 역사적으로 중요한 행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남한산성 탐방! 북문에서 서문까지


남한산성 코스▲ 유스로거가 선택한 코스


약도 위로 붉게 칠해진 길이 유스로거가 걸었던 코스입니다. 일정상 남한산성을 모두 돌아보기 어려웠으므로 북문을 거쳐서 서문까지 걸어갔습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행궁에서 다시 아래로 내려와서 오른편을 보면 빨간색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이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북문으로 가는 길입니다. 길을 따라 쭉 올라가다 보면 본격적인 산책로가 나옵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남한산성 동서남북에는 총 네 개의 대문이 있는데요. 북문과 관련된 슬픈 역사 이야기가 있답니다. 북문은 병자호란 당시 조선군이 성문을 열고 나가서 기습공격을 감행했던 문입니다. 싸움에 패하지 않고, 모두 승리한다는 기원을 담아 ‘천승문’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름과는 달리 당시 군사 300여 명이 북문을 열고 나가 청나라군을 공격하였으나, 적의 계략에 빠져서 전멸하고 말았습니다. 이를 ‘법화골 전투’라 하는데,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서 있었던 최대의 전투이자, 최대의 참패였습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산성의 분위기는 수백 년 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라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고요했는데요. 북문을 지나 펼쳐진 성벽 길의 모습입니다. 길이 성벽 위로 나 있기 때문에 성벽 아래를 바라보면 아찔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남한산성 길에서 우연히 만난 강아지도 찰칵! 주인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푸른 자연 속에서 걱정 없이 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북문에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서문에 도착합니다. 서문은 남한산성을 건축할 때부터 있었던 문이며 정조 3년대에 개축한 이후로는 ‘우익문’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서문에도 가슴 아픈 역사가 깃들어 있는데,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할 때 이 서문을 통해서 나갔습니다.


사실 병자호란은 삼전도의 굴욕으로 대표되는 치욕적인 패배로만 기억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조선군은 당대 최정예 부대로 유명했던 청나라 군대의 공세를 맞아 이를 훌륭히 방어하며 성 밖에서도 여러 전과를 올렸다고 해요.


청군은 남한산성 점령에 실패했지만 포위망을 풀지 않았고, 조선은 군량과 사기가 떨어지고 강화도에 있던 왕족들마저 청군에게 사로잡히게 되면서 항복하게 됩니다. 비록 패배하기는 했지만 대륙의 신흥 강국 청나라를 맞아 치열하게 맞서 싸운 선조들의 용기가 남한산성과 함께 오랫동안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숨겨진 서울 야경 포인트 ‘남한산성 서문’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남한산성 서문에 올라가면 서울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서문 오른편에는 서울이 한눈에 보이는 뷰 포인트가 있는데요. 이곳에 올라가면 나무나 기타 장애물의 방해 없이 탁 트인 경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미 몇몇 사람들이 카메라와 함께 서울의 야경을 담기 위해 모여 있었는데, 유스로거도 이에 질세라 서울의 야경을 몇 장 사진으로 남겨 보았습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남한산성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평소에 보던 서울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공사 중인 건물 위로 보이는 강렬한 석양이 인상적입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해가 지고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도시에 조명이 하나 둘씩 켜지기 시작합니다. 밤이 깊어질 수록 도시의 불빛은 많아집니다. 바라보고 있으면 불빛들이 마치 하늘의 별처럼 보입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떠나는 역사 유적 탐방기 – 남한산성


해가 완전히 지고, 도시의 야경이 절정에 달한 모습입니다. 이때가 약 오후 8시경이었는데,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도 가장 많았습니다. 만약 서울의 야경을 촬영하고 싶다면 남한산성 서문을 꼭 기억하세요! 다만 높은 산이라 밤공기도 차갑기 때문에 걸칠 옷을 가져가거나 너무 늦기 전에 하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한 남한산성과 그에 얽힌 역사 이야기, 그리고 서울의 야경! 재미있게 보셨나요? 도시 근교에 이처럼 역사를 마주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시간이 된다면 남한산성 일주에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