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2010년 전 세계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약 7,000대. 그 후 성장기를 거치면서 2013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급증해 11만 5,000대에 이르렀고, 올해는 약 40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팔릴 것으로 예상됩니다.(참고: 시장조사업체 IHS오토모티브) 그 추세에 발맞춰 한국 전기차 시장도 이제 막 태동기에 들었는데요. 이른바 ‘친환경 차’로 명명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량이 지난해 약 3만 대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각종 세제 혜택과 지원정책으로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은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며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어, 그 열기가 점점 높아지는 실정입니다.
전기자동차의 본격적인 개발은 공해문제 대두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내연기관에서 내뿜는 유해가스문제로 배기가스 규제 강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기준치에 미달하는 자동차는 출시를 못하거나 벌금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습니다. 결국 기업들은 저공해 자동차를 생산해내야만 했고, 기술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덕분에 실용성이 부족했던 전기차가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경제성과 성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전기차의 핵심, 배터리!
사실 전기자동차는 가솔린 자동차보다 먼저 개발됐습니다. 1873년 전기로 모터를 회전시켜 자동차를 구동하는 최초의 전기자동차가 제작되었지만 배터리의 용량과 충전 문제로 역사의 뒤안길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수십 시간을 충전해 고작 몇 분을 운행하는 전시용에 지나지 않았죠. 모터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그 모터를 움직이는 배터리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충분히 작으면서도 한 번 충전으로 100km는 거뜬히 운행할 수 있는 배터리가 상용화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기술력의 발전 속도로 보아 앞으로 몇 년 내에 10분 충전에 수백 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가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놀라운 사실 하나! 이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것입니다. 기술력과 규모 면에서 세계 최고를 달리는 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그 주인공인데요. 각종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전기차 시장의 기둥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자동차 회사들이 어떤 행보를 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면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기업입니다. 테슬라는 첫 출발이 벤처기업이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투자가 선행되어야만 하는 자동차 업계에서 성공했다는 건 이례적이죠.
▲ 테슬라 모델s, <출처 :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테슬라의 성공 요인은 기술력과 마케팅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배터리 용량을 크게 키워 충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알루미늄을 이용해 차체 중량을 줄여 주행거리를 높였습니다. 배터리 모양에서도 테슬라의 기술력을 알 수 있는데요. 보통 자동차 배터리는 안전성 문제로 각이 진 배터리 팩을 사용합니다. 그런데에너지 밀도가 높지 않아 고용량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죠. 테슬라의 배터리 팩은 예외적으로 원통형 전지를 사용합니다. 원통형 전지는 기본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기 때문에, 각진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올리는 대신 원통형 배터리의 취약한 안정성을 팩에서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그 덕분에 ‘테슬라 모델S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주행거리가 400km 이상이 되었습니다. 또한 기존 전기차들은 소형차 위주의 디자인을 추구했다면 테슬라는 중, 대형 세단 느낌의 디자인을 차용해서 차별화를 둔 것이 인기의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무료 배터리 충전소 슈퍼차저, <출처 :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기술력뿐만 아니라 마케팅측면에서도 테슬라는 돋보입니다. 무료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슈퍼차저’라는 충전소를 미국 전역에 설치하면서 혹시나 도로에서 멈춰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말끔하게 날려버렸죠. 게다가 테슬라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면 충전비용은 평생 무료입니다.
판매방식 또한 남다릅니다. 여타 자동차 업체처럼 딜러들을 통한 판매가 아니라 거대한 테슬라 매장을 체험방식으로 꾸며 기술을 소개하고 테슬라의 감성을 전달합니다. 마치 애플스토어처럼요. 가장 눈에 띄는 마케팅 효과는 그렇게 구매한 소비자들이 테슬라 전기차의 장점을 지인들에게 알리고 그 지인들이 연이어 테슬라 전기자동차를 구매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구매고객 한 명이 보통 두 대 이상을 판매하도록 돕는다니 놀랍죠?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닛산 리프
▲ 닛산 리프, <출처 : 닛산 공식 홈페이지>
닛산 리프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입니다. 2010년 12월 미국과 일본에 첫 출시되면서 지금까지 전기차 단독 모델로서 약 1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자동차가 됐는데요. 물론 현재도 ‘테슬라 모델S’를 제치고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프는 전형적인 소형차 모양으로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안정적인 전기차입니다. 현재까지의 판매량이 보여주는 만큼 안정성과 실용성이 입증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프리미엄 전기차 생산에 주력하다. BMW I 시리즈
▲ BMW i3, <출처 : BMW 공식 홈페이지>
독일의 고급차 브랜드 BMW도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밀고 있는 모델은 i3. 소형차를 표방하지만 작지 않은 크기에 실제로 보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크다라는 소감이 많은데요.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속이 되고 발을 떼면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시스템인 ‘싱글 페달 제어 기능’, 달리다가 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가 서서히 작동하면서 그 힘으로 배터리를 다시 충전하는 시스템,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한 차량 정보 확인 등 지금까지의 자동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능이 잔뜩 달려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동시에 슈퍼카인 i8모델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고, 추후 i5라는 차세대 전기차를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치열한 국내산 전기차 시장
▲ 기아자동차 SOUL, <출처 : SOUL 마이크로블로그>
세계 유수의 기업과 더불어 한국의 자동차 기업들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는 순수 전기차인 쏘울 EV와 레이 EV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르노 삼성은 전기차 SM3 Z.E로 국내 유일의 세단형 전기차를 선보였습니다.
현재까지 소비자의 반응으로 점유율을 예측하자면 기아자동차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올해에는 특히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정책으로 국내산 전기차가 대거 판매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 앞으로의 전망은?
이렇게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자동차 기업이 매달리고 있는 전기차. 빠르게 보급되어 저공해, 고효율을 실천하면 좋겠지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입니다. 보통의 전기차는 현재 약 4천만 원에서 5천만 원 이상의 가격대가 형성돼있습니다. 경차 수준의 성능을 가진 닛산의 리프나 기아의 쏘울 EV 등도 4천만 원을 훌쩍 넘는데요. 이러한 원인은 리튬이온배터리 등의 고 기술력 도입으로 가격 안정화가 더디기 때문입니다.
그 탓에 일반 개인은 제값을 다 주고 전기차를 사기 어렵습니다. 같은 가격이면 현실적으로 훨씬 더 성능이 좋은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으니까요. 자연보호를 위해 경제적 손해까지 감수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제작사 |
기아 |
르노삼성 |
한국GM |
기아 |
BMW |
닛산 |
차량명 |
레이 |
SM3 |
스파크 |
쏘울 |
i3 |
리프 |
승차인원 |
4인승 |
5인승 |
4인승 |
5인승 |
4인승 |
5인승 |
최고속도 |
130km/h |
135km/h |
145km/h |
150km/h |
150km/h |
145km/h |
1회 충전 주행거리 |
91km |
135km |
135km |
148km |
126.8km |
133km |
급속충전방식 |
DC 치데모 type |
AC 3상 |
DC 콤보 type1 |
DC 차데모 type |
DC 콤보 type1 |
DC 차데모 type |
충전시간 |
급속 25분 |
급속 30분 |
급속 20분 |
급속 24분 |
급속 30분 |
급속 30분(80%) |
완속 4시간 20분 |
완속 4시간 |
완속4시간20분 |
완속4시간20분 |
완속8시간 |
완속4시간 |
|
최대출력 |
68마력 |
95마력 |
143마력 |
111마력 |
170마력 |
80마력 |
최대토크 |
17kg·m |
23kg·m |
57.4kg·m |
28kg·m |
25.4kg·m |
28.5kg·m |
배터리 보증기간 |
6년 12만km |
5년 10만km |
8년 16만km |
10년 16만km |
8년 10만km |
5년 10만km |
가격 |
3500만원 |
4200만원 |
4000만원 |
4200만원 |
6000만원(예상) |
5000만원(예상) |
▲ 2014년 전기자동차 보급대상 차량 현황
국가 |
지원금 |
한국 |
전기차 1,500만원, 전기버스 10,000만원 지원 (지자체별 300~900만원 추가 지원) |
프랑스 |
7,000유로 지원 |
미국 |
7,000달러까지 지원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고속도로에서 혼잡을 피하기 위한 우회도로 사용 시 2,500$ 추가 지원) 총 10,000달러까지 지원 가능 |
영국 |
5,000유로 (정부지원) + 런던 혼잡비용 및 자동차 세금 감면 등 추가 |
독일 |
10년 동안 자동차 등록세 면제 |
일본 |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전기차 추가 비용의 50% 지원 및 VAT 면세 |
중국 |
약 7,300유로 지원 |
이탈리아 |
약 5,000유로 지원 |
네덜란드 |
자동차 세금 면제 및 전기차 우선주차 구역 지원 |
▲ 국가별 전기자동차 지원금 비교
지원정책 |
내용 |
기술개발 |
기술·부품 개발, 배터리 주행거리 향상 등에 약 200억 예산 지원 (2014~2020년) |
보조금 지원 |
전기차 대당 1,500만원, 전기버스 1대당 10,000만원 (지자체별 300~900만원 추가 지급) |
충전인프라 구축 |
전기차 구매 시 완속 충전기 설치 지원, 급속충전 인프라 지속 구축 (2017년까지 600여 기) |
세제혜택 |
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세 등 최대 420만원 세제 감면 |
기타 |
공용주차장 최대 50%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
▲ 국내 전기차 보급 지원 정책
국가 |
지원 정책 |
중국 |
전기차 구매시 6만 위안까지 보조금 지급, 취득세 50% 감면 |
덴마크 |
자동차세 면제, 등록세 면제 |
프랑스 |
차량 구입 시 7,000유로까지 환급, 충전기 설치비용의 50% 지원 |
독일 |
자동차세 면제, 전기차 전용도로·버스전용차로·보장구역 이용 가능, 무료 주차장 제공 |
인도 |
차량 구입 시 20% 혹은 10만루피 보조금 지급 |
일본 |
내연기관차와 가격차이 1/2 보조금 지급 (최대 백만엔), 충전기 설치비용의 50%지원 (최대 백만엔) |
네덜란드 |
차량 구입비 10~12%까지 세금 감면 |
스페인 |
차량 구입비 25%까지 세금 감면 (최대 6,000유로) |
스웨덴 |
CO2배출량이 50g 미만일 경우 4,500유로 보조금 지금 |
미국 |
보험료 10% 감면, 취득세 면제, 차량 구입 시 7,500달러까지 보조금 지원, 충전기 설치 비용의 30% 보조금 지원 |
▲ 해외 전기자동차 보급 정책 및 현황
국가 |
인구수 (단위: 천 명) |
전기차 보급 대수 (단위: 대) |
한국 |
약 48,955 |
1,871 |
미국 |
약 316,668 |
117,990 |
일본 |
약 127,253 |
59,239 |
네덜란드 |
약 16,805 |
30,086 |
프랑스 |
약 65,951 |
28,779 |
중국 |
약 1,349,585 |
17,221 |
독일 |
약 81,147 |
12,155 |
▲ 주요국 전기차 보급 현황
그래서 전 세계 국가들이 나서서 전기차 구매 시 지원 혜택을 주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늘리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기차 구매 시 정부 지원금 1,500만 원과 지자체별로 300만 원에서 900만 원까지 추가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세제혜택과 주차장 50% 할인 등 파격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외 미국, 일본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독일 등도 지원금을 주며 전기차 구매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 내 주요 지역에 충전시설을 확충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혜택 때문에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으로 볼 때 앞으로 전기차 공급은 내연기관을 쓰는 기존의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며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배터리의 성능 향상과 더불어 충전소의 확대로 기존의 전기차 주요 관건인 주행거리보다 안전성과 성능, 그리고 효율성이 선택 기준이 될 것입니다.
전기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 과연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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