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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자연을 입은 건물, 베지텍쳐


도시에 몰려든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아파트, 빌라 등 새로운 건물이 끊임없이 들어서면서 도시에는 점차 녹색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큰 도시인 서울의 인구가 약 1,0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살아가려면 빌딩과 아파트와 같은 여러 건물들이 꼭 필요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에서는 초록빛 식물들을 자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


녹지면적의 감소는 대기오염과 함께 열섬화 현상을 불러오는 주범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시각적인 만족을 주는 차원을 넘어, 쾌적한 삶을 위해서라도 녹지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도시에 식물을 입힐 수는 없을까요? 이러한 배경 속에서 도심 한가운데 특별한 건물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바로 건물에 자연을 입힌 베지텍쳐(Vegitecture)입니다.



베지텍쳐의 뜻은?

자연을 입은 건물, 베지텍쳐


베지텍쳐(vegitecture)란 ‘초목(vegetation)’과 ‘건물(architecture)’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초목(자연)을 입힌 건물을 일컫는 말입니다. 건축 디자인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여겨지는 베지텍쳐는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가깝게는 우리 주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베지텍쳐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베지텍쳐의효과

- 강한 자외선과 열, 산성비로부터 건물 보호
- 열섬화 현상 감소
- CO2를 줄여주고 스모그나 미세먼지를 정화
- 소음을 흡수하여 소음공해 감소
- 실내 온도 감소

위에 나타난 장점 외에도, 시민재단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서울시와 함께 조사한 바에 따르면 녹조화된 건물(베지텍쳐)은 일반건물보다 실내온도가 0.2~0.5℃ 낮았고, 습도는 2.6~3.1% 정도 높았다고 합니다.

친환경적이면서, 입주자의 삶의 질과 함께 건물의 수명도 늘려주는 베지텍쳐! 마다할 이유가 없겠죠? 이러한 베지텍쳐의 긍정적 효과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베지텍쳐가 건설되고 있습니다.


세계 속의 베지텍쳐 - 파리 아부키르 거리 그린 월

자연을 입은 건물, 베지텍쳐

<출처 : 위키백과>


프랑스 출신의 식물학자이자 세계적인 수직 정원 전문가인 패트릭 블랑(Patrick Blanc)은 파리 아부키르 거리(Aboukir street)에 정글같이 무성한 그린 월을 구성했습니다. 패트릭 블랑의 그린 월은 프랑스 파리뿐만 아니라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세계적인 도시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의 그린 월은 단순히 벽면에 식물을 이것저것 심어 놓은 것이 아니라 일정한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식물을 건물에 입히는 과정에서 사용한 재료와 구조물 역시 모두 친환경 재료와 재활용 재료만을 사용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죠?



세계 속의 베지텍쳐 - 시카고 루리 가든

자연을 입은 건물, 베지텍쳐

<출처 : 위키백과>


시카고 시민의 쉼터 밀레니엄 공원에 있는 루리 가든 입니다. 시카고 시 정부는 정원 속의 도시(Urbs in Horto)라는 표어 아래 친환경 도시가 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루리 가든을 조성한 것 또한 그러한 정책의 일환입니다.

밀레니엄 공원과 루리 가든은 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카고에 온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일부에서는 밀레니엄 공원 건설을 1893년 시카고박람회 이후 시카고의 가장 큰 변화로 꼽기도 해요. 


우리나라의 베지텍쳐 -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자연을 입은 건물, 베지텍쳐


그린 루프(Green roof)가 잘 조성된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베지텍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나무 약 12만 그루와 63만 개의 초본류(풀과 같은 작은 식물들)가 옥상 곳곳에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옥상정원은 실제로 방문해 견학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견학 대상은 10명 이내 개인 또는 45명 이내 단체이며, 세종청사관리소 홈페이지(www.chungsa.go.kr) '청사방문예약' 게시판을 통해 방문 일자와 방문자 정보를 기재한 뒤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오전 10시와 오후 1시 하루 2차례 진행되며, 견학안내실 관람(홍보 동영상 시청), 옥상정원 관람 등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어요. 베지텍쳐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신청하여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의 규모는 친환경 도시 시카고의 그린 루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만큼, 정부세종청사가 세계적인 베지텍쳐로 유명해져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을 입은 건물, 베지텍쳐


지금까지 도심 속 곳곳에 자연을 입히는 기술, 베지텍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건물을 보호하는 역할과 환경을 보호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는 도심 속 자연 베지텍쳐! 하지만 꼭 건축가들만이 할 수 있는 거창한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가정에서도 간단히 옥상이나 테라스, 베란다에 개인 정원을 가꿔 나만의 베지텍쳐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