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첫 방영을 앞둔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은 배우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이목을 끌었습니다. 원작 웹툰과의 싱크로율 때문이었는데요. 드라마 <치즈인더트랩>뿐 아니라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웃사람> 등도 상영 전부터 이슈를 낳은 바 있죠. 이러한 효과로 웹툰은 영상산업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기도 합니다.
주요 문화산업으로 떠오르며 한국의 대중문화를 이끌고 있는 웹툰이 스크린을 넘어 빌딩숲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오피스를 배경으로 한 웹툰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고 있는 것인데요. 오늘은 직장인을 위한 웹툰과 그것을 창조해내는 작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웹툰이 직장인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인 웹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웹상에서 유통되는 만화를 뜻합니다. 지난 2009년 한국 만화는 100주년을 맞았는데요. 그 가운데 웹툰의 역사는 10분의 1이 채 안되지만, 오늘날 웹툰이 출판만화(종이만화)를 앞질렀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통신기술의 발달이 한국 만화의 판도를 빠르게 바꿔놓은 것이죠.
통신기술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웹툰은 황금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앱의 등장으로 웹툰 감상이 더 편리해졌는데요. 웹툰이 직장인에게 사랑받는 이유도 스마트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 일일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시간 51분. 하루 24시간 중 8분의 1가량을 스마트폰에 할애하는 것인데요. 수치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풍경을 떠올리면 직장인 대부분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 중 많은 이들이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웹툰을 보며 문화생활을 즐기죠.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출퇴근 소요시간은 OECD 가입국 중 가장 길다고 하는데요. 웹툰은 경제적이고 간편하다는 장점으로 기나긴 출퇴근 시간 동안 직장인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직장인 웹툰 BEST 4
직장생활을 다룬 웹툰들은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삼는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지만, 주인공이 속한 회사의 사업분야에서는 차이를 보이는데요. 광고회사부터 대형상점까지~ 서로 다른 분야를 다루고 있는 네 가지 웹툰을 소개합니다!
1. <질풍기획!>
광고회사 질풍기획 이야기를 다룬 웹툰 <질풍기획!>. 광고를 제작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만화 특유의 극적인 대사와 그림체로 풀어낸 웹툰입니다. <질풍기획!>을 제작한 이현민 작가는 실제 광고회사에 다니다가 만화 작가로 전업했다고 하는데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냈을 것 같지만 <질풍기획!>은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가상이기 때문에 가능한 광고기획과 카피를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2. <가우스전자>
4년간 꾸준히 연재되고 있는 <가우스전자>는 다국적기업 가우스전자의 마케팅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광고제작이라는 특정 업무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질풍기획!>과 달리, <가우스전자>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직장인이 주5일 근무하듯 <가우스전자>도 주5일 연재되고 있는데요. 직장인들은 매일 아침 출근길 <가우스전자>의 새로운 이야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웹툰 <가우스전자>의 일부 장면
3. <미생>
드라마로 리메이크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웹툰 <미생>. 덕분에 직장생활을 다룬 웹툰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 되었는데요. <미생>은 바둑 프로기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청년 장그래가 무역회사 원인터내셔널에 입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각 편의 에피소드를 바둑에 비유해 풀어낸 것이 특징이죠.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미생> 열풍을 낳기도 했습니다.
4. <쌉니다 천리마마트>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대형상점 천리마마트. 그곳은 대기업 대마그룹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좌천당한 직원들이 모이는 곳으로 묘사되는데요.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마트에서 일어나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웹툰입니다. 이야기 전개 중 삶의 깨달음을 주는 대사가 곳곳에서 등장해 예기치 않은 감동을 안겨주기도 하죠.
이 밖에 <낭만오피스>, <차차 나아지겠지> 등의 웹툰도 오피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직장생활이라는 소재가 웹툰 작가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우스전자>를 연재하고 있는 곽백수 작가를 만나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웹툰 <가우스전자> 곽백수 작가를 만나다
유지우
직장생활을 웹툰 소재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곽백수 / 웹툰 <가우스전자> 작가
직장은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만화든 소설이든 이야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등장인물의 캐릭터예요. 이야기는 사람 사이에서 생겨나니까요. 직장은 일단 직급이 다양하고, 각 직급이 가진 특성도 다르잖아요. 그런 면에서 캐릭터를 만들어내기에 유리하죠. 작가에게 직장은 매력적인 소재라고 생각해요.
▲웹툰 <가우스전자>의 일부 장면
유지우
곽 작가님은 직장생활 경험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스토리를 구상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곽백수 / 웹툰 <가우스전자> 작가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아요. 사람 사는 얘기는 비슷하잖아요. 공감이나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가 직장이라고 해서 다르진 않죠. 어려움이 있다면 '직장 이야기를 구상하는 것'이라기 보다 '이야기를 구상하는 것' 자체인데, 그건 독서로 극복해요. 책을 통해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접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유지우
웹툰 작가로서 어떤 때 보람을 느끼시나요?
곽백수 / 웹툰 <가우스전자> 작가
아무래도 독자들이 제가 만든 이야기를 재미있어할 때죠. 공감해주실 때도 그렇고요. 또 <가우스전자>가 '쉬지 않는 웹툰'이라고 불리는 것도 좋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회 발행되니 독자들이 특정 요일을 기억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제 웹툰을 편하게 즐기도록 하기 위한 저만의 방식이기도 하죠.
▲직장인 독자들이 웹툰 <가우스전자>를 읽고 남긴 댓글 (출처: 네이버웹툰)
유지우
앞으로의 작품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곽백수 / 웹툰 <가우스전자> 작가
2년 연재 하고 2개월 쉬는 패턴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올해 말에 <가우스전자> 시즌2를 마무리하고, 내년 3월에 시즌3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지금의 인기가 유지된다면 <가우스전자>를 계속 연재할 생각이에요. 등장인물들이 승진하거나 퇴사하는 이야기, 또 퇴사 후의 이야기 등을 좀 더 현실성 있게 그려내고 싶어요.
유지우
마지막으로 직장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곽백수 / 웹툰 <가우스전자> 작가
어떻게 살면 행복에 가까워질지 깊게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재미있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생각보다 많아요. 현재 본인이 놓여있는 상황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시야를 좀 더 넓혀보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누군가 나를 이해해줄 때 편안함을 느끼는데요. 오늘 출근길, 여러분을 편안하게 해준 오피스 웹툰은 무엇이었나요? 웹툰을 보지 않는 분이라면 오늘부터 정주행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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