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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가을을 품고 달리는 이색 버스


알록달록 단풍이 절정으로 오른 요즘입니다. 청명한 하늘과 곱게 물든 가로수를 출퇴근길 버스에서 보는 것만으로는 가을을 보내기 아쉬운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 계절을 다양한 방법으로 만끽할 수 있는 이색 버스들을 소개합니다. 가을의 정취를 담고 달리는 이색 버스의 세계로 같이 떠나보실까요?



서울 도심에서 이국적 분위기를, ‘트롤리버스’



뉴욕, 시카고, 싱가포르 등 세계 유명 도시에서 관광 상품으로 사랑받는 트롤리버스가 서울에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아마 트롤리버스 자체가 생소한 분도 많으실 텐데요. 트롤리버스는 옛 전차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제작된 관광용 버스를 뜻합니다. 


▲ 서울의 트롤리버스 외관 (사진 제공: 서울시티투어)


한국의 트롤리버스는 미국 포드사와 트롤리버스 전문 업체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한 것으로, 올해 4월에 처음으로 도입되었습니다. 과거 전차의 형태를 고스란히 재현하여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모두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죠.


▲ 트롤리버스 내부 (사진 제공: 서울시티투어)


특히 참나무로 만든 벽과 의자, 황동으로 꾸민 내부, 하차 벨 대신 설치된 종은 1900년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주는데요. 관광 코스는 광화문을 기점으로 한국의 전통을 볼 수 있는 고궁과 서울의 번화가인 남대문 시장, 명동 등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익숙한 서울 도심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트롤리버스를 타보는 게 어떨까요?



가을 힐링 프로젝트, ‘속마음버스’



가을이면 왠지 모르게 고독한 기분이 들곤 하죠? 우리 몸에서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기 때문이라는데요. 그래서일까요? 허한 마음에 ‘떨어지는 낙엽을 같이 볼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분도 계실 텐데요. 그런 분들을 위해 서울시와 카카오가 협업한 힐링 프로젝트, ‘속마음버스’를 소개합니다.


▲ 속마음버스 외관 (사진 제공: 속마음버스)


속마음버스는 서울 도심 속을 달리며 편안하게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해주는 버스입니다. 홈페이지에 사연을 적어 신청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요. 


▲ 속마음버스 내부 (사진 제공: 속마음버스)


속마음버스에는 독특한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모래시계의 모래가 떨어지는 3분 동안은 이야기하는 상대방의 말에 끼어들 수 없다는 것인데요. 처음에는 조금 답답하고 지루하지만, 상대방의 얘기에 경청하다 보면 3분이라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하네요. 


속마음버스는 음료와 간식, 즉석 사진도 제공해주는데요. 바쁜 일상으로 가을의 풍경은 물론 가까운 사람들의 속마음까지 놓치고 있었다면, 이 힐링버스를 통해 그 둘 모두를 잡아보시길 바랍니다.



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뮤직버스, 신촌의 ‘플레이버스’


▲ 드라마 <응답하라 1988> 포스터


이달부터 방영되는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거운데요. 1980년대의 ‘낭만’ 하면 음악 감상실을 빼놓을 수 없죠. 1970년대 처음 생긴 음악감상실은 1980년대까지 유행하며, 놀이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문화 공간으로 쓰였습니다. 특히 신촌의 음악감상실은 <신촌블루스>로 그 명성이 자자했는데요.


▲ 플레이버스 외관 (사진 제공: 서대문구청)


2015년, 신촌에는 거대한 2층 빨간 버스가 떡 하니 자리하고 있습니다. ‘플레이버스’라고 적힌 이 버스는 서울시와 서대문구청이 같이 제작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신촌의 과거와 현재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는데요.


▲ 플레이버스 내부 (사진 제공: 서대문구청)


플레이버스에서는 직접 방송과 공연도 할 수 있고, 사랑하는 이에게 영상 편지도 띄울 수 있습니다. 더불어 CD 플레이어의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죠. 추억의 LP 판과 요즘은 보기 힘든 카세트테이프도 구비되어 있으니, 신촌에 가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가을 캠핑은 안면도 버스에서, ‘스쿨버스 캠핑카’



높고 새파란 가을 하늘에 노을이 지는 장면은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데요. 이 가을을 자연 속에서 즐기기 위해 캠핑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침저녁이면 쌀쌀해지는 날씨 탓에 텐트만으로 야외에서 캠핑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일 텐데요. 편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캠핑카를 추천해드립니다.


▲ 스쿨버스를 개조한 안면도의 캠핑카 (사진 제공: 안면도스쿨버스 캠핑장)


침실만 딸린 작은 트레일러부터 호텔에 버금가는 슈퍼 밴까지 캠핑카는 참 다양한데요. 충남 안면도에 가면 이색적인 캠핑카가 있습니다. 실제 미국에서 이용하던 스쿨버스를 개조한 스쿨버스 캠핑카가 그것인데요. 스쿨버스라는 특이점과 캠핑카라는 편리함이 접목되어 새로운 걸 찾는 캠핑족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캠핑카 내부 (사진 제공: 안면도스쿨버스 캠핑장)


캠핑카는 텐트 등의 캠핑 공간에 비해 넓고 편리하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게다가 스쿨버스 캠핑카는 해수욕장과 위치도 가까워 아름다운 가을 바다도 감상할 수 있답니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가을을 느끼고 싶다면, 안면도의 스쿨버스 캠핑카를 활용해보세요.



독서의 계절에 걸맞은 버스, ‘동화나라 버스도서관’




독서의 계절 가을이지만, 마음먹은 것처럼 책을 읽는 게 쉽지만은 않은데요. 짙어가는 단풍을 감상하며, 동화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답니다.


▲ 동화나라 버스도서관 외관 (사진 제공: 대구 북구자원봉사센터)


바로 대구의 동화 전문 도서관 ‘동화나라 버스도서관’입니다. 대구에 자리한 함지공원에는 싱그러운 나무들 사이에서 알록달록 예쁘게 꾸며진 버스 한 대가 보이는데요. 이 버스도서관은 폐차장에서 기증받은 버스를 주민들의 기부금으로 리모델링해 만든 것으로, 겉의 디자인은 <걸리버 여행기>를 모티프로 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 동화나라 버스도서관 내부 (사진 제공: 대구 북구자원봉사센터)


동화나라 버스도서관에는 동화책과 학부모용 도서 3천여 권이 구비되어 있어 가을 독서를 즐기기에 적격인 장소인데요. 게다가 버스도서관이 위치한 함지공원은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장소이니, 가을 나들이를 겸하기에도 좋습니다. 단풍도 보고 동화책과 함께 어릴 적 추억을 되짚어보고 싶다면, 동화나라 버스도서관을 이용해보세요!


지금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고 지나쳤던 이색 버스들을 알아보았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이색 버스와 함께라면 잃어버린 가을의 낭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색 버스를 통해 지친 삶에 활력을 충전하시길 바랍니다. ^^